
서울의 나무든, 전주의 나무든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식물들은 언제 어디서 사라질지 모르는 삶을 살고 있다. 뿌리내린 곳에서 나무답게 살고 죽을 수 있는 것, 천천히 아름답게 분해되어 가는 나무로서의 삶은 사치가 되어버렸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사물이나 액세서리가 아니다. 살아 숨 쉬고 있고 치열하게 움직이며 자신을 가꾸어나간다. 크고 작은 생명이 없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전주에 모였다. 나무를 기리고 애도하는 마음을 발끝과 손끝에 담아 거리를 걸었다. 무겁고 쓸쓸했던 마음은 전주의 봄바람 속에 편안히 녹아들었다.
잘려버린 둥치에서 버드나무들은 새롭게 몸통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 치열한 사투를 곁에서 지켜보고 응원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져야만 한다. 모든 생명이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곳임을 알고 있는 이들이 이렇게 세계를 구원한다.